치매는 더 이상 노인들만 걱정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진료를 보다보면 중년층은 물론이고 심지어 20~30대의 젊은 친구들도 “최근 깜빡깜빡하고 사람이름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치매 초기 증상 아니냐”는 질문을 부쩍 자주 합니다. 대한민국 80세 이상 노인 중 1/4은 치매환자인 상황이니, 스스로 80세 이상 살 것으로 믿는 사람이라면 치매를 걱정하고 치매에 대처하는 것이 과한 반응은 아닐 것입니다.
-->
중앙치매센터 변선정 부센터장
치매는 더 이상 노인들만 걱정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진료를 보다보면 중년층은 물론이고 심지어 20~30대의 젊은 친구들도 “최근 깜빡깜빡하고 사람이름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치매 초기 증상 아니냐”는 질문을 부쩍 자주 합니다. 대한민국 80세 이상 노인 중 1/4은 치매환자인 상황이니, 스스로 80세 이상 살 것으로 믿는 사람이라면 치매를 걱정하고 치매에 대처하는 것이 과한 반응은 아닐 것입니다.
오래전 일 기억해도 어제 일 기억 못하는 것이 치매
사실 치매는 단일 질환의 명칭이라기보다 복통, 두통과 같은 큰 증상군을 지칭합니다. 기억이나, 판단력, 언어능력과 같은 다양한 영역의 인지기능들이 서서히 나빠져서 스스로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불편한 수준에 이르면, 이런 상태를 통칭해서 치매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백 가지도 넘는데, 그 중에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전체 치매의 2/3 정도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해서 유발되는 것이고, 그 증상은 최근 기억부터 사라지는 특징을 갖는 기억력 저하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증상이기에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우리 어머니는 치매일 수가 없다. 20년 전 조카 결혼식에 누가 왔는지까지 기억한다. 나보다 더 똑똑하시다.”라고 말씀하는 보호자가 있는데,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에는 몇 년전이나 몇십년 전의 기억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하루 전, 며칠 전의 약속을 잊고 대화 내용을 망각하거나, 물건을 잃어버려 찾곤 합니다.
유달리 심한 성격변화와 충동적 성향도 치매 의심해야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는 뇌 혈류 감소,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으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의 사례가 많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15~20% 가량인데 언어장애, 운동능력 저하, 팔다리 마비 등이 주된 증상입니다. 일부 환자는 심한 감정 기복과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환시나 운동 이상 등을 동반하는 루이체 치매나, 기억력저하보다 성격변화나 언어장애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전측두엽 치매도 있습니다. 특히 전측두엽 치매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50대에 발병하는 케이스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질환의 초기부터 성격변화나 언어 활용 변화가 나타나는 게 특성인데, 충동조절이 안되고, 화를 내고, 폭력적인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가족들은 환자의 나이가 젊고, 발병 초기에는 기억력이 유지되는 경우도 많아 치매를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그렇지 않던 분이 성적 충동을 조절 못한다거나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성격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치매 가능성을 한 번쯤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매 조기 진단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해
흔히 치매는 절대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고들 오해하지만, 실제로 전체 치매의 5~1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한 원인질환에 의해 발병합니다. 갑상선 기능저하 등의 호르몬 이상이나 정상압수두증 등 완치 가능한 치매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실제로 진료했던 환자 중에는 발을 바닥에 질질 끌며 걷게 되고 요실금이 생기면서 인지기능도 크게 떨어져 치매로 진단받았지만, 원인질환이었던 정상압수두증을 치료한 뒤 인지기능 뿐만 아니라 요실금과 걸음이상까지 병전으로 돌아온 분이 계십니다. 그러니 인지기능 장애가 시작돼 조금씩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신경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완치가 어려운 치매라도, 조기에 진단받아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춰 5년 뒤 중증으로 진행해 요양 시설로 입소할 확률이 1/5로 크게 줄어듭니다. 더불어 동기간 치료비용도 5천여만 원, 가족의 돌봄 시간도 5천여 시간을 줄일 수가 있기에 조기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치매의 예방만큼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관리해야 하는 다른 성인병, 만성 질환들처럼 치매 또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미래의 치매 발병 확률을 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를 위해 중앙치매센터에서 내놓은 ‘치매예방
333수칙’을 20대부터 실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33이란 각각 세 가지를 즐기고 피하고 챙기라는 뜻입니다.
3권(勸)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주 3회·30분 이상씩 꾸준히 하며 책·신문 읽기 등을 통해 머리를 활발하게 쓰라는 것입니다.
3금(禁)은 과음·흡연·머리 외상을 피하고
3행(行)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관리, 우울증 치료, 치매 조기검진을 빠뜨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출처 : 장기요양보험 소식지 웹진